호패, AI 시대 개인정보보호 표준 개발 국가 R&D 참여
호패가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의 7년 국가 연구개발 과제 참여기관으로 선정됐다. AI가 사람을 대신해 움직일 때 신원과 권한을 어떻게 확인할지 다루는 과제다.

글로벌 디지털 신원 인프라 기업 호패가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추진하는 7년 국가 연구개발 과제에 참여한다. 과제명은 ‘AI 시대 선제적인 개인정보보호를 위한 위험 기반 개인정보보호 중심 설계(PbD) 표준 개발’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주관하고, 호패는 금융보안원, 엠투엠테크와 함께 참여한다.
호패는 이 과제에서 AI 시대 개인정보보호 표준을 개발해 OpenID 파운데이션(OIDF), FIDO 얼라이언스 등 국제 표준화 기구와 AAIF(Agentic AI Foundation) 등 업계 단체에 기고하는 역할을 맡는다. 심재훈 대표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가 주최한 세계 데이터 심포지엄(WDS)에서 발표했다. 지금까지 신원·인증·동의 체계는 사람이 직접 동의한다는 가정 위에 있었지만, AI가 검색과 비교, 결제를 대신하면서 위임 범위와 책임을 확인해야 하는 문제가 남았다.
어도비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2025년 연말 쇼핑 시즌 생성형 AI를 거쳐 미국 소매 사이트로 유입된 트래픽은 1년 전보다 693% 늘었다(2026년 1월 발표). 비자(Visa)는 같은 시기 AI가 결제를 완료한 실거래를 처음 공개하며 2025년을 ‘소비자가 혼자 결제하는 마지막 해’로 불렀다. 에스토니아는 지난 6월 AI 에이전트에게 권한을 제한하고 감사할 수 있는 국가 공인 신원인 ‘AI ID 코드’를 도입하기로 했다.
공통 신뢰 계층은 아직 비어 있다. 결제에는 카드 네트워크가, 인터넷 주소에는 DNS가 맡았던 역할이 있지만 AI 시대에는 같은 기능을 하는 구조가 아직 없다. 맥킨지는 이 빈자리 위에서 움직일 ‘AI 에이전트 커머스’가 2030년 미국 소매에서만 최대 1조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2025년 10월 보고서).
유럽연합은 eIDAS 2.0 규정에 따라 2026년 말까지 모든 회원국이 시민에게 디지털 신분 지갑(EUDI Wallet)을 제공해야 한다. 2027년 말부터는 은행·통신 등 규제 분야 사업자가 이를 인증 수단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누가 검증된 사람을 대신하는가’를 증명해야 하는 수요가 곧 현실이 된다는 설명이다.
호패가 운영하는 호패커넥트(Hopae Connect)는 70개국 이상의 정부 전자신분증을 단일 API로 연결했다. 이 망을 쓰는 고객들이 전 세계 온라인 신원 검증의 40% 이상을 처리한다. 호패는 사람의 신원을 연결해 온 망 위에 ‘AI의 위임’이라는 층을 더하는 방식으로 AI 위임 검증을 확장한다.
호패는 ETRI, 금융보안원과 국가 간 디지털 신원지갑 상호운용 표준을 개발하고 있고(과기정통부 IITP 과제), 유럽연합 디지털 지갑(EUDI Wallet) 실증에 참여한다. 심재훈 대표는 글로벌 디지털 신원 관련 표준 오픈소스 구현체를 만드는 오픈월렛재단(OWF) 기술이사회 의장이다. 개인정보보호 중심 설계(PbD)는 필요한 권한만 맡기고 나머지 정보는 처음부터 드러나지 않게 설계하는 구조를 겨냥한다.
호패 과제 책임자 전진영 이사는 “AI 에이전트 경제의 본질은 ‘이 에이전트가 누구를 위해, 어디까지의 권한으로, 무엇을 했는가’를 증명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결제의 비자와 마스터카드가 그랬듯, 이런 인프라는 표준을 만드는 것과 그것을 시장에서 실제로 작동시키는 것을 동시에 요구한다”며 “호패는 표준을 만들 역량과 70개국 고객망 위에서 곧바로 상용화할 유통망을 함께 가진 흔치 않은 회사”라고 강조했다. 호패는 2022년 설립됐으며, 한국을 비롯해 미국, 룩셈부르크, 프랑스 등 12개국에 거점을 두고 있다.



